솔밤
요즘 파인 다이닝 관련 글을 많이 올리고 있는데
오늘은 무려 한 달 전에 예약하고
어렵게 다녀온 엄태준 셰프가 운영하는
미슐랭 1 스타 레스토랑 '솔밤'
방문 후기를 전해드릴게요.
#내돈내산 #솔직 후기
논현동에 위치한 '솔밤'은 엄태준 셰프가
어린 시절 살았던 안동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소나무 숲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드로잉 룸
저는 솔밤에 대해 검색을 거의 하지 않고
이름만 알고 방문을 하였는데요.
레스토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생각했던 것보다
어둡고 아담하면서도 고즈넉한 분위기에 당황했습니다.
심지어 딱딱한 테이블 의자가 아닌 푹신한 의자가 있어
여기서 음식을 먹으면 불편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었어요.
나중에 직원분의 설명을 들어보니
처음 레스토랑에 입장했을 때 보게 되는 공간은
메인 식사를 하는 곳이 아닌 응접실 개념의 공간이었어요.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이 따로 있다니 독특하고 재밌으면서도
이 정도 디테일을 생각한 곳이면 음식은
얼마나 맛있을지 기대가 커졌어요.
저는 이번에도 와인 페어링을 같이 주문하였습니다.
와인 페어링은 3 glass와 7 glass 중에 선택할 수 있고
저는 7 glass로 선택을 하였어요.
7 glass의 가격은 1인당 250,000원입니다.
디너 가격은 1인당 350,000원입니다.
즉 1인당 600,000원이 든 식사였어요.
와인 페어링을 선택하고 나니 직원분께서 종이를 주셨어요.
앞면에는 페어링을 준비하는 인원이 나와있고
뒷면에는 제가 먹게 될 다양한 7가지 주류가 나와있었습니다.
웰컴 푸드
응접실에서는 총 3가지의 간단한 웰컴 푸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래엔 김부각에 전갱이 살을 넣은 음식,
위에는 페레로로쉐를 오마주해서 만든 음식이 처음 나왔습니다.
위에 있던 건 머랭칩 위에 아몬드가 올라가 있었는데
입에 넣자마자 머랭칩이 사르르 녹아서 식감이 재밌었어요.
첫 번째 와인 페어링으론 돔페리뇽 샴페인이 나왔어요.
직원분이 어원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셨는데
돔은 수도원장, 페리뇽은 수도사의 이름이라고 해요.
수도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높은 직책인 수도원장을 붙여서
돔페리뇽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해요.
이 인물과 이 샴페인이 연관은 없지만 기리기 위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해요.
라벨이 방패 모양인 것처럼 살짝은 남성스러운 느낌의 샴페인이라고 합니다.
웰컴 디쉬 마지막 메뉴이자 첫 번째 와인 페어링과
함께 매치된 메뉴입니다.
캐비어와 단새우가 들어간 메뉴였어요.
바바루아라고 하는 달콤한 크림소스를 곁들여서
캐비어의 짠맛과 단맛이 대조되게 준비를 했다고 해요.
저는 이 메뉴가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보통 웰컴 디쉬는 평범해서 제 기억에 남았던 곳이 잘 없는데
여기는 웰컴 디쉬부터 너무 임팩트가 있었어서
메인 디쉬가 더 기대가 되었습니다.
메인 다이닝 홀
웰컴 푸드를 다 먹고 나선
메인 다이닝 홀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응접실과 달리 굉장히 밝고 넓은 공간이 나왔습니다.
미슐랭 2 스타 '알렌'처럼 요리하시는 셰프님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고
대형 테이블도 있어서 가족끼리 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한식을 기반으로 한 코스 메뉴가 적힌
종이가 자리에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잿방어, 참치, 콜라비, 블루베리
첫 번째 디쉬로는 물회가 나왔습니다.
국물은 동치미 소스를 이용해서 만들었다고 하셨어요.
제 기준에선 살짝 비린 맛이 나서
제 취향은 아니었던 메뉴입니다!
하지만 살짝 짜기도 하고 자극적인 맛이라서
입맛이 살아나는 느낌은 있었어요.
대게, 잣
두 번째 메뉴가 나왔습니다.
코스 메뉴에 대게라고 써져 있었는데
접시도 대게모양인 게 너무 귀여웠어요.
음식이 두 개로 나눠져서 나왔는데
왼쪽은 대게 내장을 이용하였고 오른쪽은 대게 살을 이용한 샐러드였습니다.
왼쪽에 있는 음식은 먹을 때마다 내장의 맛이 잘 느껴져서
진짜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른쪽은 아보카도 무스, 갑각류 칩, 대게 다리살로
만들어졌는데 이것도 맛있었어요!
두 번째 메뉴를 먹고 나니 눈앞에 대게가 보이진 않지만
대게의 모든 부위를 알차게 먹은 느낌이 났어요.
두 번째 페어링으론 전통주가 나왔어요.
살짝 단맛이 나는 전통주였는데 대게의 단맛 정도와
비슷해서 추천해 주셨다고 했던 것 같아요.
저번에 '알렌'을 방문했을 땐 중간에 사케가 있었는데
'솔밤'은 한국 전통주를 선택했네요!
금태, 배추, 미더덕
세 번째 페어링으로 준비된 화이트 와인과 함께
세 번째 메뉴인 금태 안쪽에 관자를 채운
한국 전통 음식인 어만두가 나왔어요.
미더덕이 메뉴에 적혀 있었는데 안 보여서 어디 있나 했더니
육수에 미더덕이 들어갔던 거였어요!
그래서 그런지 육수가 굉장히 감칠맛 나고 맛있었습니다.
와인을 마시면서 동시에 해장하는 느낌도 나고!ㅎㅎ
전복, 김, 갓
네 번째 메뉴로는 마사지를 많이 한 전복에 합자장 소스를
바른 뒤 숯불에 구운 요리가 나왔습니다.
평소에 알던 쫄깃한 전복 식감이 아닌
약간 반건조 오징어 식감과 비슷했어요.
밑에 있는 보리밥과 전복이 너무 잘 어우러졌고 너무 맛있게 먹은 메뉴였어요!!👍👍
살짝 짜긴 했지만 그래서 그런지 술도 당기더라고요ㅎㅎ
그리고 마지막에 어떤 향이 훅 느껴지는데 그게 진짜 포인트!!
⭐️⭐️⭐️⭐️⭐️
네 번째 페어링으로는 샴페인이 나왔어요.
전복 메뉴와 너무 잘 어울렸습니다.
배, 계피
다섯 번째 메뉴로는 육류 요리를 먹기 전에
입가심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가 나왔어요.
수정과 맛이 났는데 맛있고 입이 깔끔해져서 좋았어요.
영계, 밤, 버섯
6번째 메뉴가 나오기 전 직원분이 요리 재료로
사용될 영계와 밤을 미리 보여주셨어요.
다섯 번째 페어링으론 드디어 레드 와인이 나왔습니다.
떨떠름한 탄닌감이 좀 있는 편이라 길게
숙성을 시키는 편이라고 해요.
병 모양이 살짝 찌그러져 있어서 특이하기도 했는데
잔에 담긴 와인 색깔도 너무 예뻐서 더 기억에 남아요!!
(병 모양은 어둡고 두껍게 만들어서 와인 품질이 변형되는 것을 막고
옆쪽을 움푹 파이게 해서 침전물들이 좀 더 아래쪽에 잘 모이게 설계했다고 하네요.ㅎㅎ)
셰프님 고향이 안동이라 안동 찜닭을 모티브로 요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요리는 새로운 맛이라기보단 익숙한 맛이었습니다.
제가 약간 퍽퍽한걸 안 좋아해서 그런지 이 메뉴는 딱히 임팩트가 있진 않았어요.
꽃등심, 우엉, 더덕
7번째 메뉴로 꽃등심이 나왔습니다.
우선 별 5개 드립니다.
⭐️⭐️⭐️⭐️⭐️
고기가 맛없기 쉽지 않긴 하지만 이건 진짜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고기에서 나는 사과나무 향도 고기 맛과 너무 잘 어울렸어요.
먹는 동안 행복했습니다.ㅎㅎ
메인 꽃등심과 함께 떡갈비, 더덕, 액젓이 나왔습니다.
여섯 번째 페어링으로도 레드 와인이 나왔습니다.
다섯 번째 페어링으로 나왔던 레드 와인이 남아서
맛을 비교하면서 먹어봤는데 확실히 서로 특징이 다른 게 느껴지더라고요!
와인을 잘 몰라서 맛이 다 거기서 거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비교하면서 먹으니 확실히 차이점을 느끼기가 쉬워서 좋았어요.
히든 메뉴 & 수제 젓가락
그리고 이벤트로 다음 코스에서 사용할 식기류를
직접 고를 수 있도록 수제 나무젓가락들을 가져오셨습니다!
메뉴판에 나와있지 않던 히든 메뉴와 함께
제가 조금 전에 골랐던 수제 나무젓가락이 함께 세팅되었어요.
사과, 유자, 파인애플 세이지
8번째 요리인 디저트가 나왔습니다.
사과로 만들어진 소르베와 동그란 사과볼이 나왔어요.
살짝 상큼해서 맛있었습니다.
밤, 오렌지, 커피, 위스키
마지막 7번째 페어링으론 대만을 대표하는
카발란 위스키가 나왔어요.
집에서 가끔 위스키를 홀짝이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위스키엔 어울리는 안주가 생각보다 별로 없다고 느꼈어서
이 디저트완 잘 어울릴지 궁금했어요.
(그 와중에 57.8%가 눈에 띄네요! 알코올 스멜~~)
9번째 요리론 밤 무스 케이크와 위스키를 사용한 아이스크림이 나왔어요.
솔방울 초콜릿을 부셔서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었는데 맛있었습니다.
오미자, 현미, 인절미, 고르곤 졸라
마지막 디저트입니다.
천천히 먹다 보니 7시에 들어왔는데 벌써 마감시간이 가까워져서
마지막은 급하게 먹고 나왔어요!
총평을 해보자면
서비스 : ⭐️⭐️⭐️⭐️⭐️
맛 : ⭐️⭐️⭐️⭐️⭐️
가격 : ⭐️⭐️⭐️⭐️
우선 레스토랑에 들어갔을 때 응접실 개념의 공간이 있다는 것부터
다른 레스토랑과 큰 차이점이었던 것 같아요.
식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솔밤이 만들어둔 스토리와 서비스에 들어온 느낌?!
그리고 와인 페어링을 하게 되니 술의 특징과
이 요리와 이 술을 페어링한 이유에 대해
디테일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모르고 먹을 때보다 좀 더 음미하면서 먹을 수 있게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재밌었던 건 중간에 나무젓가락을 고르게 하시고
나갈 때 맛있는 빵과 함께 선물로 그 나무젓가락을 주시더라고요!
(다음날 아침에 그 빵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다음날까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몰랐었는데 제가 3시간 넘게 코스를 먹었더라고요.
얼마나 집중해서 먹었으면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ㅎㅎ
요리를 먹고 온 느낌보단 하나의 좋은 경험을 하고 온 느낌이에요!
가격은 좀 비싼지만 그래도 한 번쯤 가보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만한 곳인 것 같습니다.
특별한 추억을 만드시고 싶을 때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솔밤' 추천합니다.
[서울] 미슐랭 2스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알렌' 디너 후기
알렌최근 여러 미슐랭 레스토랑을 방문해 봤었는데이번엔 자주 접할 수 없는 프랑스 요리를 먹어보고자미슐랭 2 스타 파인다이닝 프렌치 레스토랑 '알렌'을 방문하였습니다. #내돈내산 #솔직
haema-point.tistory.com
[서울] 미슐랭 1스타 파인 다이닝 맛집, 테이블 포포 디너 후기
테이블 포포서울 반포에 위치한 미쉐린 1 스타를 받았던 파인 다이닝 맛집인 '테이블 포포'에 다녀왔습니다~~~!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된 식당은 국내에선 처음 방문이었어서 기대가 되었어요.모
haema-point.tistory.com
'국내 여행 > 서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스위트룸 호텔 라운지 수영장 사우나 후기 (0) | 2025.03.01 |
---|---|
[서울]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강남 스위트룸 & 인스파 후기 (2) | 2024.11.29 |
[서울] 미슐랭 2스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알렌' 디너 후기 (4) | 2024.11.02 |
[서울] 흑백요리사 반찬셰프 여의도 IFC몰 한식 맛집 '마마리다이닝' (9) | 2024.10.16 |
[서울] 미슐랭 중식 파인 다이닝, '쥬에' 후작 코스 요리 솔직 후기 (5) | 2024.10.08 |